[다시 간다]‘CCTV 전쟁’ 벌이는 파주 용주골 (2)

2024-02-15 160

[앵커]
성매매 업소가 모여 있는, 파주시 용주골입니다.

강제 철거가 진행 중인데요.

아예 CCTV를 달아서 출입하는 사람을 감시하려는 파주시와, 여기에 반대하는 종사자들 간 전쟁이 한창입니다.

다시 간다, 김태우 기자입니다.

[기자]
맨손의 여성이 전신주를 올라갑니다.

[현장음]
"위험하다고! 하지 마!"

전신주에 설치된 CCTV 장비를 발로 차고 주먹으로도 내리칩니다.

[현장음]
"빨리 떼! 빨리 떼!" (쾅쾅)

지난달 말 성매매 업소 집결지인 용주골 앞에 CCTV를 설치하려는 파주시에 맞서 여성 종사자들이 거세게 반발한 겁니다.

지금은 어떤지 다시 가봤습니다.

어둠이 깔리자 문을 여는 상점들.

분홍색 조명이 새어나오는 유리창 안쪽에는 덩그러니 의자만 놓여 있습니다.

여성 종사자들은 간간이 지나가는 차량을 향해 손짓하며 호객행위에 나섭니다.

밤 9시부터 새벽 3시까지 운영되는 성매매 감시초소가 있지만 아랑곳 않습니다.

[감시초소 근무자]
"우리가 뭐 단속 권한이 없으니까 (성매매 단속은) 못하고, 최소화하는 거지. 아무래도 순찰차 가지고 다니면 왔다가도 좀 주춤거리게 되고…"

파주시에서 외부용역으로 근무자를 배치한 건데 공무원이 아니다 보니 단속권한은 없습니다.

낮 시간에도 불이 켜진 성매매 업소들이 보입니다.

한때 200개에 달했던 업소는 현재 50개만 남았습니다.

업소들 바로 앞에는 CCTV를 설치하려던 전신주가 있는데 지금은 CCTV가 보이지 않습니다.

업소 정면을 지켜보는 CCTV를 설치하려고 했지만 종사자들의 반발로 결국 무산됐습니다.

대신 용주골로 진입하는 도로 입구 쪽에만 CCTV 2대를 달았습니다.

파주시는 용주골 입구에 CCTV를 설치해 24시간 감시를 진행 중인데요.

업소 출입이 적발되면 고발 조치한다는 경고문도 붙여 놓았습니다.

[용주골 업소 종사자]
"저희를 감시하고 괴롭히고 종사자들을 해체시키려는 수단으로밖에 볼 수 없고. 저희 사생활을 모두 노출하면서까지…"

파주시는 지난해부터 성매매 업소 집결지인 용주골을 없애겠다며 우선 무허가 건물부터 강제 철거에 나선 상황.

하지만 성매매 업소들이 버티자 CCTV를 설치해 성매매 영업을 감시하려 했던 겁니다.

지역 주민들은 용주골 철거는 대체로 찬성하지만 CCTV 설치에 대해선 엇갈린 반응입니다.

[파주시 주민]
"저기 일하는 분들만 단속을 하는 게 아니라 불법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단속을 하는 게 맞다고 보기 때문에, CCTV를 찬성하는 편이에요."

[파주시 주민]
(CCTV 설치하는 것 관련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그분들도 좀 사실 그러면 먹고 살기가 힘들어지니까…"

CCTV에 감시초소까지 용주골 원천봉쇄에 나선 지자체, 생존권을 외치며 맞서는 성매매 업소 종사자들 간의 싸움은 해법 찾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다시간다 김태우입니다.

PD:홍주영 김승규
작가:김예솔